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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man with courage makes a majority. Doctor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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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2/26 Matrix MO396B wrist watch. (8)
  2. 2009/02/21 연어먹기. (8)
  3. 2009/02/15 2월 14일 정리. (6)
  4. 2009/02/10 영어 의학용어 발음은 어떻게 하나? (9)
  5. 2009/02/10 덕소 가족방문. (2)
  6. 2009/02/10 선물. (10)
  7. 2009/02/08 훈련 다녀오다. (8)
  8. 2009/02/01 빅뱅이론(The Big Bang Theory) (4)
  9. 2009/02/01 노린스 샴푸(No-rinse shampoo) (6)

이틀 전 평소 즐겨찾는 커뮤니티인 클리앙에 이 시계가 올라왔다. 모델명은 위에 적었듯 Matrix MO396B.
요즘 병원에서 쓸 만한 싼 시계를 찾고 있던 터였는데, 잠실 교보문고에서 정가의 70% 할인된 가격으로 판다는 글에 솔깃하여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정가는 11만 8천원이고, 인터넷 쇼핑몰 최저가는 5만원대. 그나마 특가로 5만원대에 파는 인터넷 쇼핑몰은 물건이 이미 품절된 상태였고, 재고가 있는 쇼핑몰 중 최저가는 8만원대였다.
교보에서 70%할인된 가격은 35400원, 이 정도 가격이면 충분히 구매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이 들어 밤 늦은 시간이지만 교보문고를 향했다. 가는 김에 겸사겸사 책도 살 겸.
매장에 들러 먼저 옆 군의관 선생님께서 추천해 준 '서른 살이 심리학에게 묻다'란 책을 구입하고, 시계를 파는 매장에 가서 이 모델 이야기를 했더니 직원이 매장에 보유하고 있는 시계는 모두 나갔고, 주문을 하면 택배로 시계를 보내준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게 질문, "도대체 어디에 올라왔길래 오늘 이렇게 많이들 사는거에요? 벌써 십여개 팔았어요~"
"뭐..그런 데가 있어요. 하핫" 하고 쑥스럽게 대답하고 결제를 한 뒤, 집으로 돌아왔다.

원래는 병원에서 쓸 시계로 고려했던 것은 Mondaine시계였는데 요즘 병원 생활을 해 보니 적어도 1년차 때는 전자시계가 편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이 시계를 구입했는데, 스스로 나름 괜찮은 구매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저렴하고, 가격에 비해서는 이쁜 편이고. 이것과 지금 차고 있는 G-SHOCK으로 1년차는 버티고, 조금 삶의 안정을 찾을 수 있는 2년차 때 좀 더 좋은 시계를 구해야겠다는 생각인데.. 어차피 계속 수술방에 들락거릴 운명인지라 어쩌면 레지던트 기간 내내 좋은시계는 멀리하게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_-;

참, 병원에 가끔 일배우러 다니다가 느낀건데 밤에 혼자 드레싱을 하거나 Debridement를 하러 다닐때 옆에 불을 비춰 주는 사람이 없으면 무척이나 불편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최근 구입한 또 하나의 물품은 헤드랜턴. 어차피 카메라 가방을 들고 다닐테니 넣어서 다니다가 꼭 필요할 때만 한번씩 꺼내서 쓰면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인데.. 너무 오버했나 싶기도.. :)

아무튼 요즘은 짬짬이 병원 들어갈 준비를 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데, 3년간 그렇게도 가지 않던 시간이 요즘은 왜 이리도 빨리 가는지.. 병원에 들어가는 일은 무척이나 설레이지만 한편으로 무척이나 두렵다. 그만큼 그토록 싫어하던 군 생활에 대한 아쉬움도 커 가는 요즘이다.
Posted by DoctorShin

연어먹기.

Lifelogue / 2009/02/21 13:13

주말당직이라 덕소에 있는 토요일 점심. 주말 당직엔 혼자 밥을 먹어야 하기에 외식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오랜만에 스스로 뭘 해 먹을까 고민하다가 결정한 것은 바로 '훈제연어'.
얼마전에 형과 형수님과 함께 맛있게 먹었던 연어가 생각나서 마트로 향했다.
마트에서 캐이퍼랑 샐러드 야채, 양파, 소스를 구입하고, 그리고 반주가 빠질수 없기에 술을 하나 샀는데..
훈제연어엔 와인이 참 잘 어울리나.. 관사에 와인오프너가 없어서 결정한 것은 꿩 대신 닭(?)인 국산 라즈베리와인. 훈제연어는 담백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나, 그래도 생선인지라 먹다보면 살짝 비리기 마련, 이럴 때는 술 한 모급이 입안의 텁텁함을 가셔준다.

연어를 꺼내서 정리하고, 야채를 다듬고, 캐이퍼를 담고,양파를 썰고.
준비시간은 얼마 걸리지 않았지만 나름 럭셔리한(!) 점심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오랜만에 낮술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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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octorShin

2월 14일 정리.

Lifelogue / 2009/02/15 03:18
St. Valentine's day.

전일 밤부터 있었던 성형외과 입국식으로 술이 떡이되어 시작한 하루. 새벽 6시에 집에 도착.

몸이 너무 좋지 않아 하루종일 집에서 이불 뒤집어 쓰고 취침.
간신히 정신을 차려 저녁엔 병원에 가서 민재와 전여름 선생님 일좀 도와주다가.. 집에왔다.

집에 올 때 즈음 전여름 선생님이 주신 마카롱덕에 그나마 어제가 발렌타인 데이임이 피부와 와 닿았는데,
사춘기를 지나, 발렌타인데이의 존재를 알고 살아온 이래 가장 기억에 남을(?!) 발렌타인데이가 아니었나 싶다. --;

아..몸은 정말 좋지 않은데 잠은 오지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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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octorShin
군내 통신망인 인트라넷에 있는 군의관 게시판에서 오늘 하루 가장 큰 이슈가 되었던 것 중 하나가 바로 '의학용어 발음'에 대한 것이었다. 내가 군대에 들어와서 3사관학교에서 다른 곳에서 수련을 받다가 온 많은 선생님들과 같이 생활을 하면서 느꼈던 것은,학교마다 의학용어를 읽는 방식이 참 다르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이에 대한 글을 군의관 게시판에 남겼는데 많은 선생님들께서 호응해 주셔서 영어 발음에 대한 재밌는 일화들을 많이 알게 되었다는.. :)

학교의 차이 뿐만이 아니라 같은 학교/병원 출신이라도 어떤 과에서, 어떤 선생님께 배웠냐에 따라 의학용어 발음이 참으로 많이 다른데, 병원 생활을 하며 같은 학교의 친한 친구들과 대화를 할 때 느끼지 못했던 생경함을 군대에 와서 새삼 느끼게 되어 내가 가장 좋아하는 미국 드라마인 <House M.D.>를 보면서는 드라마의 내용을 즐기는 것과 동시에 그들이 의학용어를 읽는 것을 유심히 듣곤 한다. 특히 <House M.D.>는 기본적으로 differential diagnosis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드라마이니 미국인들이 사용하는 의학용어 발음을 상당히 많이 알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House M.D.>를 보면서 지금까지 가장 인상깊었던 의학용어 발음을 뽑자면 우리가 흔히 '엠알에스에이'라고 부르는 MRSA(Methicillin-resistant staphylococcus aureus)를 '멀사'라고 부르고 VRSA(Vancomycin-resistant staphylococcus aureus)를 '벌사'라고 부르는 것이었다.

하지만 궁금한 용어의 발음이 나올때까지 드라마를 마냥 볼 수도 없는 노릇이고..
일반 사전에선 의학용어 발음이 잘 나오지 않아서 결국 구글의 힘을 빌리기로 결정!
퇴근 후, 집에 들어와서 혹시 영어 의학용어 발음을 제대로 알아볼 수 있는 사이트가 없을까 검색을 해 보았는데.. 좋은 사이트가 있어 하나 소개를 하고자 한다.


이 페이지에서 아래 알파벳을 클릭한 뒤 Ctrl + F를 눌러 내가 알아보고자 하는 단어를 찾으면 au파일로 발음을 들을 수 있다.
물론 없는 단어들 - 특히 사람이름이 들어간 수많은 syndrome들 - 도 많지만 이정도면 의학사전이 없는 사람들에겐 상당히 유용한 reference가 될 듯 하다. 의학용어 발음에 관심있는 분이면 flashget 같은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au파일을 한번에 모두 다운받은 뒤 한 폴더에 모아놓고 필요할 때 마다 찾아봐도 될 듯 싶다.

군의관 게시판에 의학용어 관련하여 글을 남겼더니 리플을 달아주신 한 선생님께서 '해외학회 나가보면 걔네들도 다 다르게 발음해요'라고 하시던데, 이들도 의학용어 발음이 헷갈리긴 하나보다. 이렇게 따로 페이지를 마련할 정도면.. 적어도 우리나라 단어는 어떻게 읽어야 할 지 고민하지는 않지 않은가? (새삼 세종대왕님께 감사를..)


덧글.
#1.
오늘 군의관 게시판에서 보았던 재밌는 발음법.
다들 주변 '친구들'이 이렇게 발음하여 웃음을 주었다고는 하나, 본인이 이렇게 발음해놓고 괜한 친구를 팔았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러고 보니 지금 영동세브란스에서 내과를 하고 있는 내 친구 하나도 학생때 ulcer를 '울서'라고 읽어서 빅웃음을 선사해 주었던 기억이.. :)

benign - 베니그
diaphragm - 디아프라금
pseudo - 프세우도
cardiac murmur - 카디악 무르무르

#2.
그리고, 그동안 너무나 자연스럽게 사용하여 왔지만 틀린 발음인 것 몇가지 예를 들면,

syncope - 신콥(X), 신코피(O)
systole - 시스톨(X), 시스톨리(O)
anencephaly- 아넨세팔리(X), 애닌케팔리(O)
normal saline - 노멀샐라인(X), 노멀세일린(O)

syncope관련하여는 나도 한가지 일화가 있는데, 나는 언젠가 미국드라마를 보고 당연히 syncope를 '신코피'라고 읽어왔는데 담임반 모임에 나가서 '신코피가 생긴 환자가 블라블라...'하고 있으니 담임반 교수님 한분이 버럭 화를 내며 '너 의대공부 6년에 의사생활까지 몇년 한 녀석이 그 쉬운 영어도 하나 제대로 못읽어? 그게 신콥이지 왜 신코피야?' 하면서 후배들 앞에서 무안을 주셨던 기억이 있다. --;

#3.
오늘 군의관 게시판에서 한 선생님께서 올려주신 해외학회 일화.
외국인 : "I have angina pectoris."
선생님 : "What? vagina pectoris?"
외국인 : "...-_-"

Posted by DoctorShin

덕소 가족방문.

Lifelogue / 2009/02/10 21:38


지난 주말에는 부대 당직이라 덕소에 있어야만 했다.
주말동안 당직을 서게 되면 마땅히 할 일이 없어서 오전에 부대에 들어갔다 나오는 일을 제외하고는 관사에서 우두커니 있는 경우가 많은데, 지난 토요일에는 부모님께서 형 부부와 함께 덕소에 찾아오셨다. 덕소는 한강을 끼고 있는 주거단지에 양수리에 인접하여 유동인구가 많아 은근히 맛집이 많은데, 이곳에서 거의 제일 유명하다 할 수 있는 '온누리 장작구이'에 가보고 싶다고 하셔서 오신 것. 실은 전에 한번 드셔 보신 적이 있는데, 맛있게 드시면서도 형 부부와 함께하지 못했던 것이 은근 마음에 걸리셨던 모양이다.
전화를 통해 순번을 받아놓지 않으면 식사 시간에는 수십 분 씩 기다리는 것이 예사인데 이날은 미리 전화를 한 데다 이른 점심시간에 방문해서 기다리지 않고 바로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역시나 맛과 음식 나오는 속도 모두 만족~!
식사를 하고 음식점 앞쪽에 바로 위치한 한강둔치로 내려와서 어머니께서 가져오신 디카로 사진을 몇 장 찍었는데, 오랜만에 내가 찍힌 사진이 있어서 첨부해 보았다. 관사에서 굴러다니다가(?) 나가서 좀 초췌..그리고 어딜가나 젊어 보인다는 소리를 듣고 다니시는 부모님과 형 부부의 모습도 함께 첨부한다. :)
이 날 점심을 먹고, 부모님께선 내가 알려드린 대로 다산 정약용 생가와 서울종합촬영소를 다녀와서 한강변에 있는 보리밥집에서 다시 나와 조우, 함께 식사를 하신 뒤 집으로 돌아가셨다. 덕택에 지겨운(?) 주말 당직 중 하루를 훌쩍~ 보낼수 있었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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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octorShin

선물.

Lifelogue / 2009/02/10 02:03

나는 넷상에서의 만남, 모르는 사람과의 만남을 굉장히 즐기는 편이다. 그리고 그 인연을 소중히 생각하는 편이고..
90년대 초반, KETEL시절부터 동호회 활동을 하며 - 중학생이었음에도 불구하고! - 사람들을 만나는 것을 좋아했고, 그러하다보니 내 인생의 '첫 여자친구'도 HiTEL 천체관측동호회의 회원이었다. 예전 싸이월드 '랜덤파도타기'가 유행했던 시절에는 서로 방명록을 주고받다가 오프라인의 만남까지 이어져 지금까지도 친하게 지내게 된 동생들이 몇 있고, 한때는 '연세인닷컴'의 회원으로서 운영자 형과 친분을 돈독히 쌓고 같이 연고전 사진을 찍고 다녔던 기억도 난다.

그리고, 요즘은 블로그를 통하여 몇몇 블로거들과 나름 돈독한(?) 온라인상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데..
최근에 알게 된, 글을 매우 잘 쓰시는 OO님께서 얼마전 내가 감기가 걸렸다는 포스팅을 보고 'nasal strip'을 보내주신다기에 서슴없이 '네, 보내주신다면 감사히 받겠습니다'라고 답을 하고 주소를 남겼더니만, 정말로 선물을 보내주셨다..!
혹한기 훈련 중에 어머니께서 전화를 하시더니 '어디서 모르는 택배가 왔다'고 하셔서, OO님의 택배가 집에 도착했음은 진작부터 알고 있었는데, 훈련이다 당직이다 뭐다 해서 집에 못 오다가 결국 오늘에서야 선물을 받아볼 수 있었다.
OO님께서 며칠 전 '서늘한 곳에 놓아 두셨으면 더 좋았을텐데'라고 하셨던 것이 기억나서 '혹 간단한 먹을 것을 같이 보내셨나?' 하고 생각했었는데, 역시나...! 한강진 역에 있는 Passion 5의 예쁜 박스 포장 속에 Nasal strip과 쪽지, 그리고 알록달록 예쁜 초콜릿이 들어있었다. 거기에 'Dr. Shin' 이라는 글까지!

받고 '우와~!' 하는 탄성이 절로 나왔다. :)

이제 4일 뒤면 발렌타인 데이인데, OO님께서 좋은 발렌타인 데이 선물까지 해주신 셈이랄까.
초콜릿을 주고 받을 이 없는 요즘 상황에 참으로 기분좋은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아..이거 아까워서 어찌 먹지?

비록 온라인상의 인간관계가 인터넷이라는 매개체로 이루어 졌기에, 몇몇 사람들은 그 관계가 그만큼 얄팍한 인간 관계라 치부할 수도 있겠지만..이러한 사람간의 '精'이 존재한다면 그 인간관계가 어떠한 수단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은 그다지 중요치 않은 것 같다. 실제로, 정말 가깝다는 주위의 친구들보다 오히려 요즘은 짧은 글이나마 내 '삶의 가치와 생각'을 넷상에서 만나는 블로거들과 더 많이 공유하는 것 같기도 하니 말이다.

아무튼, OO님 정말 감사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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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octorShin
지난 주 군생활의 마지막 혹한기 훈련을 다녀왔다.
마지막 훈련 답게(?) 지난 2년간은 영내에서 훈련했던 것 과는 달리, 영외로 나가 철원에서 3박 4일간 있었는데..
다행히도 이상고온 현상이 지속된 지난주였기에, 훈련기간 내내 따뜻하게 지내다 올 수 있었다.
(그러나 따뜻해봐야 철원은 철원. 영하권의 날씨가 지속됐다..)
물론, 영외 훈련이니만큼 다른 때보다 특별히 보온에 신경을 쓴 덕도 있었는데, 특히 핫팩을 넣어서 입을 수 있는 옥션표 핫팩조끼와 깔깔이바지 - 이거 입으면 허벅지가 2배로 두껍게 보이는 효과가 있다 - 그리고 내복 2겹 입기 신공을 발휘하니 영하의 날씨속에 바깥에 나가도 마땅한 보온 대책이 없는 발만 제외하고는 하나도 춥지 않았다. 다만, 몸이 너무나 둔해져서 팔 움직이기가 쉽지 않았고, 야외에서 생리현상을 해결할때 벗고 입는 불편이 만만치 않았다는 것. 그래도 추운 것 보다는 훨씬 낫다 - 나이가 먹어서 그런지 추운 건 정말 못참겠다. -

특별히 힘든 일 없이 훈련을 잘 마치고, 돌아오기 전날 밤.
새벽 3시 즈음, 잠깐 구호소 텐트 바깥으로 나와서 하늘을 쳐다보았는데, 정말... '별이 쏟아질 것 같다'는 표현이 어떤 뜻인지 알 수 있을 만큼 많은 별들이 보였다. 1등성이 유독 많은 겨울 하늘, 사방이 산으로 막히고 불빛 하나 없는 민통선 근처이니 별보기에 이만큼 좋은 조건은 없을 듯 싶은데, 별을 보니 참 많은 생각이 들더라. 3년간의 군생활. 이런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 생활한 날이 얼마나 많았던지, 그런 군생활의 마지막 훈련, 그 훈련의 마지막 밤이라는 생각. 그리고 병원으로 돌아가 다시 한 사람의 사회인으로 살아가게 되면 이렇게 무수히 많은 별을 볼 기회가 평생에 단 한번이라도 있을지.
별을 보고 들어와서 이런저런 생각에 야전침상위에서 한참을 뒤척이다가 간신히 잠을 청했다.

나는 군생활 동안 사진을 거의 찍지 않았다.
학생, 그리고 바쁜 인턴 생활 동안에도 사진에 손을 뗀 날이 많지 않았는데, 군생활 내내 나의 정동이 mild depression상태여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사진에 대한 의욕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불만스러웠던 군생활에 대한 방어기제가 denial이었던 지 군생활에 대한 기록을 굳이 남기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군 생활 동안 제대로 된 내 사진 한 장 없고, 데리고 있었던 의무병들 사진 하나 제대로 없는데..마지막 훈련이라고 생각하니 2년간 데리고 있었던 의무병들이 새삼 귀여워져서 100만화소 저질 카메라이지만, 핸드폰으로 아이들 사진을 몇 장 찍었다.



훈련을 복귀한 뒤 바로 계속 당직이라 훈련 이후에도 덕소에서 꼼짝않고 금/토/일 계속 관사에 있는데, 나름 편하게 훈련을 했다고는 하나 여전히 많이 피곤하다. 주말동안 좀 푹..쉬어야 할 듯.
일주일간 밀린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서 따뜻한 전기장판에 누워서 귤이나 까먹으면서 한가한 일요일을 보내야겠다.
이게 바로 행복!


덧글.
No-rinse shampoo는 생각보다 유용한 물품이었다.
훈련기간동안 제대로 씻지 못할때 가장 괴로운 점은 '냄새'인데, 이것을 사용하면 정말 샴푸로 머리를 감은 것 같은 상쾌한 기분이 들게 한다. 향도 강하지 않고 향긋하니 좋고..머리를 감으면 부들부들한 느낌도 들고..
다만, 제품성분이 농도를 많이 낮춘 화학약품들로 구성이 되어 있는 만큼 제대로 씻을 수 있는 환경이 되면 가급적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고, 머리를 감고 난 뒤 머리처럼 손을 그냥 수건으로 닦아보면 따끔따끔한 느낌이 드는 것으로 보니 피부자극성 물질인 것은 확실한 것 같다. atopic/allergic dermatitis가 있는 사람들은 사용을 피해야 할듯.
그래도 훈련간 못씻어서 정말 괴로울 때 한 두번 사용한다면 정말 큰 만족감을 줄 만한 제품이라고 생각한다.
군의관 선생님들은 한번 사용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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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octorShin
(cbs.com의 'the big bang theory' 메인 페이지)

가장 좋아하는 미국드라마인 'House M.D.'는 너무 드문드문 새 에피소드가 나오는데다,
점차 안드로메다로 가버리는 내용의 'prison break' 시청을 접고, desperate housewives에 식상해 진 요즘..
가뭄에 단비처럼 알게 된 드라마가 바로 'The Big Bang Theory(빅뱅이론)'이다.
엄밀히 이야기하면 드라마는 아니고 시트콤인데, 요는 소위 'nerd'들이 사는 옆집에 케이크하우스에서 일을 하는 금발 미녀 - 금발미녀에 대한 편견이 늘 그렇듯 좀 멍청하다 - 가 이사오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인데..
제목에서 느낄 수 있듯, 이공계생이 좋아할만한 내용과 유머코드가 많이 삽입되어 학생때 과학에 대해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었던 사람들이라면 좀 더 재밌게 드라마를 감상할 수 있다. 그리고 미국 드라마 특유의 성적인 농담도 간간히 섞여서 보는 내내 유쾌하게 웃으며 볼 수 있는 드라마이다.

... 보다보니 극중에서 'Penny'로 나오는 Kaley Cuoco의 매력에 흠뻑 빠져버렸다. :)
Posted by DoctorShin

다음주 혹한기 훈련이 유래없이 힘들게 치러질 것 같아 이번에는 다른 어느 때 보다 많은 준비를 하고 있다.
말 그대로 '혹한'기 훈련이니만큼 그 '혹한'을 어떻게 이겨낼 지가 관건인데, 과거에는 영내 훈련인지라 핫팩 몇 개만 갖고 그럭저럭 견뎌냈지만 이번 훈련은 철원으로 가서 야외숙영을 하는 훈련이기에 좀더 많은 핫팩을 구입하였고 - 약 60개 - 핫팩을 넣어 입을 수 있는 발열조끼도 구하였다. 물론 귀도리/목토시/안면마스크도 당연히 휴대. :)

솔직히 핫팩만 적잖이 터뜨리면 침낭이 있어서 자는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데, 문제는 씻는 것이다. 세수와 세족은 물티슈로 하면 된다치고, 이는 가져가는 물과 치약, 칫솔이면 되는데 항상 머리감는 것이 문제.. 특히 피부가 지성인 나는 하루만 머리를 안감아도 머리가 슬슬 뭉쳐오기에.. 4박 5일 훈련을 다녀오면 머리는 소가 혓바닥으로 핥고 지나간 듯 머리에 찰싹~ 달라붙게 된다.

이런 고충을 연천에서 군의관 생활을 하는 태종이에게 토로하니 태종이가 추천해 준 것이 바로 이 No-rinse shampoo인데,
말 그대로 이걸 머리에 뿌리고 거품내서 감은 뒤 수건으로 탈탈 털어주면 머리가 감긴다는 것이다. 물로 헹굴 필요가 없다는 것인데.. 뭔가 좀 찜찜해서 성분을 봤는데도 특별히 거슬릴만한 성분은 눈에 띄지 않았다. 주로 병원의 장기 입원환자들에게 쓰는 용도로 나온 것 같은데, 이 제품의 개발자들은 멀리 이역만리 타국에서 한 군의관이 훈련장에서 머리 감는 용도로 쓰고 있다는 사실을 알까 싶다. --;

태종이 말로는 실제 머리 감은 것처럼 완벽하지는 않지만 보송보송하고 냄새나지 않는 머릿결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하니..
훈련기간 동안 잘 써봐야 겠다. 다녀와서 사용 후기 남기도록 하겠음...!


덧글.
정.말. 이번 훈련이 전역 전 마지막 훈련이기를 바랄 뿐이다.
Posted by DoctorShin